내가 사랑하는것들은 대체로 썩고, 변하고, 닳아 없어진다.
이때 느끼는 아쉬움은 내 작업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특히 살아 있는 사람과 식물에게 관심이 많다.
사람의 피부와 주름, 식물의 연약한 이파리와 나무껍질은 피고 지는 과정에서 변화라는 운명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들고 변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면 불안하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이것들을 본뜨고, 보존하고, 흔적을 남겨 붙잡아 둔 결과물이다.

먼저 석고붕대로 감싼다.
석고붕대를 물에 적실 때 흐물거리는 촉각적 경험은 표면의 기억을 어루만진다.
굳는 과정에서 미지근하게 올라오는 체온과 같은 열감 -
그런 석고조각은 살아있는 생명과도 같은 순간이 있다.
그리고 이내 굳어 사라질것이 당연한 대상의 찰나를 단단하게 붙잡아준다.

위 행위들로 인해 나는 변화를 잠시 잊을 수 있고,
정지되어 있는 모습을 보며 비로소 안심한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생명의 필연적인 변화에 대한 작은 반항이기도 하다.

Most of the things I feel attached to change, perish and decompose over time.
The sympathy and the unfulfilled regret for those beloved things are the greatest driving force behind my work.

The physical layer of organisms is a subject I like to work with.
Such as the wrinkles of the human body and delicate exterior of leaves and trees -
They share a common fate of change in the process of birth and death.

And when the moment comes that I notice the vulnerability of those subjects,
I get anxious.
Thus, my works are the output of casting, preserving and leaving the traces of the living things.

I begin by wrapping them with plaster bandages.
The tactile sensation of soaked plaster bandages, which feels soft and pliable,
caresses the lively moment of the surface.
The lukewarm heat gradually blooms when it hardens.
The heat almost feels like a body temperature as if the pieces are having a moment of life.
And then they firmly grasp the fleeting moment of a subject that is destined to disappear.

Through this process, I can feel relieved and forget how time sensitive they are.
It can be a humble act of rebellion against the force of nature -
Also a way to comfort myself from an inevitable fate of 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