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보는 세상
착하게 살자
Let's be kind
'사람들은 왜 이렇게 서로 못되게 굴까?' 나는 고민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두 죽어 없어질 텐데 이왕이면 친절하게, 행복하게, 서로 도와주면서 살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내 의문에 가장 적절한 답변이 불교에서 현실을 보는 관점이었다. 잠을 자면 꿈을 꾼다. 꿈을 꿀 때는 마치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껴지지만, 꿈에서 깨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 이 현실도 손에 잡히지 않는 하나의 꿈과 같다. 모든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부처인데 단지 현실이라는 꿈을 꾸며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일 뿐이다. 꿈을 꾸는 사람은 꿈속 사건에 일희일비하며 휘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의 삶이 꿈이라고 생각해 보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영원히 남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깨어날 것이다. 안 좋은 일도 훗날에 돌아보면 꿈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시련이라 생각하면 즐거워진다.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언젠가 사라질 것들이라는 걸 항상 기억하면서,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살아가려고 한다.

꿈을 꾸는 나는 벌레이다. 벌레 중에서도 복안複眼을 가진 종은 수백수만 개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데 그들이 보는 모든 것은 반복되고, 반사되고, 왜곡된다. 짧은 생을 살면서도 반복되는 환상을 보고 그것에 현혹되어 살아가는 것이 꿈을 꾸는 나와 같다고 여겨, 겹눈 벌레인 잠자리, 거미 등을 모티브 삼아 꿈속의 나를 상상했다. 반대로 꿈에서 깬 원래의 나, 즉 부처의 형상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과거에 그려진 불화들에서 여러 부분을 발췌해 부처의 형상을 얼기설기 이어 붙였다. 벌레같이 팔이 많아 징그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화처럼 성스럽게 만들고 싶었다. 이처럼 꿈을 꾸고 있는 나(벌레)와 본질적인 나(부처)의 형상을 대비시킴과 동시에 상반되어 보이는 두 형상 모두 나 자신임을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바닥의 것과 가장 위의 것이 원래는 하나라는 모순을 통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드러내었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
아(我)
Made by
이승원 Seungwo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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